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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을의 눈물을 읽고

  • 작성자

    박수현

    등록일

    2025-11-30

    조회수

    74

『을의 눈물』은 사회 곳곳에서 반복되는 불공정한 권력 관계와 그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약자의 고통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구조적 불평등과 “갑을 관계”라는 오래된 관념이 어떻게 사람들의 존엄과 권리를 침해하는지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청렴’이라는 가치가 떠올랐다. 청렴은 부패를 막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대우받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 속 사례들은 작은 무시와 관행적 압박이 어떻게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되고, 더 나아가 조직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권력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 정도는 원래 다 이렇게 한다”는 말로 불공정을 정당화하는 장면은 공공조직에서 청렴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준다. 청렴은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바로 이런 사소한 태도와 언행에서 시작된다. 갑질은 대단한 폭력이 아니라, 작은 권한을 사적으로 행사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을의 눈물』이 강조하는 핵심은 “강한 사람의 침묵이 약한 사람의 고통을 만든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의 구성원이라면 더더욱 이 메시지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민원인, 협력업체, 내부 직원 모두 조직과 나에게 일정한 ‘을’일 수 있다. 그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불편을 무시하지 않으며, 공정한 절차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청렴의 기본이다. 다산이 말한 “백성을 내 자식처럼 여기라”는 말처럼, 공공의 역할은 힘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절제하는 것에 있다.


또한 책은 ‘구조적 갑질’이 지속되는 이유가 개인의 악의가 아니라, 오래된 관행·불투명한 절차·감시 부재 같은 시스템적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청렴업무에서도 가장 어려운 지점은 ‘관행처럼 굳어진 작은 편의’와 ‘암묵적 압박’을 바꾸는 일이다. 부패는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정상처럼 보였던 관행 속에서 서서히 자라난다. 이 책은 부패와 갑질의 뿌리가 결국 “정당하지 않은 권력의 사용”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을의 눈물』은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누군가에게 갑이 된 적은 없는가?”, “나의 작은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았는가?”라고. 청렴은 타인을 심판하는 기준이 아니라, 나의 권한 사용을 되돌아보는 거울이다. 책을 읽고 나서 청렴의 의미가 단순한 규정 준수나 부패 예방이 아니라 “누구나 존중받는 조직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점을 다시 깨달았다.


결국 『을의 눈물』은 약자의 고통을 넘어, 권한을 가진 사람이 스스로를 절제할 때 비로소 공정과 신뢰가 지켜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공공조직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야 할, 청렴의 본질을 다시 일깨워주는 책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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