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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김철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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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수현
등록일
2025-11-30
조회수
96
『꼰대 김철수』는 평범한 직장인 김철수가 ‘꼰대’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며 겪는 변화를 담담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꼰대’라는 말이 단순히 나이가 많고 고집스러운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권한을 가진 사람이 자기 방식을 절대화하며 타인을 무시하는 태도라는 점을 명확히 드러낸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청렴이 떠올랐다. 청렴은 부패만을 막는 가치가 아니라, 권한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상대를 존중하며, 조직을 공정하게 운영하는 태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김철수는 자신의 방식이 가장 옳다고 믿으며, 후배의 의견을 묵살하고, 사소한 실수를 과하게 꾸짖는다. 그는 악의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조직 내 위계와 침묵을 강화한다. 청렴업무에서도 흔히 마주하는 지점이 바로 이것이다. 명백한 금전적 부패가 아니더라도, 권한을 이용해 타인의 의견을 억누르거나, 공정한 절차를 무시하거나, 관행을 개인의 기준으로 강요하는 것 역시 부정한 권력의 사용이다. 이런 문화는 직무 부당지시, 음성적 압박, 보고 누락처럼 더 큰 비윤리 행위의 토양이 되기 쉽다.
책에서 김철수가 변화하기 시작한 지점은 후배의 진심 어린 피드백이었다. “선배는 나를 가르치기보다 지배하려 한다”는 말에 그는 자신이 단순히 ‘조언’한다고 믿었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큰 부담과 상처로 다가갔음을 깨닫는다. 이는 청렴에서도 매우 중요한 교훈을 준다. 의도는 선했어도 결과가 불공정하거나 불편을 줬다면 그 행동은 재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공조직에서도 ‘나는 도와준 것’이라 여겼던 일이 누군가에게는 부당한 압력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또한 책은 조직 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꼰대 문화가 심각한 조직ほど 보고가 왜곡되고, 문제 제기가 어려우며, 결국 위험과 부패가 감춰진다. 청렴은 투명성이 핵심인데, 투명성은 서로가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조직문화에서 시작된다. 직원이 사소한 불편이라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이해충돌 가능성도 드러나고, 내부부조리도 초기에 발견된다.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는 결국 부패의 그늘을 키우는 환경이다.
『꼰대 김철수』는 ‘꼰대’를 비난하기 위한 책이 아니라, 누구라도 환경과 습관에 따라 꼰대가 될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이는 청렴과 동일한 메시지를 전한다. 부패는 특별한 사람에게만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작은 합리화·자기중심적 결정·권한의 부적절한 사용을 통해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렴은 감시보다 스스로의 태도를 끊임없이 점검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
결국 이 책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조직에서 어떤 힘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나의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있지 않은가?”
청렴은 법 위반 여부 이전에, 조직 구성원이 서로를 존중하며 공정하게 대하는 문화에서 시작된다. 『꼰대 김철수』는 그 중요한 출발점을 다시 확인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